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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말하기/영화리뷰

영화 택시운전사 리뷰, 3가지 매력은? (8점)

영화 택시운전사를 봤다. 확실히 천만관객이 넘는 영화는 영화 자체로서도 사람을 빨아들이는 매력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매력은 택시운전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영화 택시운전사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란 무엇일까? 일단 송강호라는 배우가 보여주는 매력이라 하겠다. 언젠가부터 국민배우로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게 된 배우 송강호. 영화 <쉬리>나 <넘버3>의 송강호를 생각해본다면 그가 이러한 대배우가 될것이란 예상을 누가 할 수 있었을까? 송강호만이 가지고 있는 그 매력이 존재하고 그 매력이 그가 출연한 영화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부분이 존재한다.

<사진출처>택시운전사 팸플릿

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본 택시운전사.

이번 영화 택시운전사에서도 송강호가 보여주는 것은 그런 부분이었다. 그저 평범한 소시민으로서 내 가족 챙기기에 급급한 삶을 살아가는 김만섭(송강호)이 자신의 삶을 바꿔버릴만한 역사를 만나면서 내 가족이라는 부분만이 아니라 양심의 소리를 듣게 되는 그 모든 과정이 너무나도 설득력있게 진행이 된다. 그런 주인공의 마음의 변화를 만들어내는데 있어서 송강호는 관객들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소리치지 않아도 큰 액션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작은 그 디테일 속에서 관객의 마음을 울리는 모습은 송강호가 아니었으면 과연 이 영화가 흥행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다.

그러나 택시운전사의 매력은 이 뿐만이 아니다. 바로 우리네 과거의 슬픈 사실들을 다루었다는 점에 있어서 그러하다. 국가의 권력이 독재자의 손에 들어가게 될 때 벌어지게 되는 참혹한 상황과 언론의 역할에 대한 모습들은 이 영화에서 묘사되는 부분들을 통해서 다시금 그 중요성을 깨닫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서 목소리를 높인 이들의 희생정신을 생각해보면 영화는 보는 내내 관객들로 하여금 분노하게 만들고 또 울게 만드는 시간이었으리라 보여진다.

참혹한 것은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현실이라는 점이다. 사실 외국인의 눈에 보면 이게 말이나 되는 이야기겠나? 영화속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지 이게 어떻게 현실을 다룬 것이라 하겠는가? 그러나 택시운전사를 보고 있으면 그 영화같은 이야기가 불과 몇 십년전에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었다는 점이 도무지 믿기 힘들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상대방을 빨갱이로 만드는 모습. 소름이 끼치는 것은 영화는 끝났지만 현실은 끝이 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택시운전사는 우리에게 영화를 통해서 과거의 현실을 보도록 만들었지만, 또 하나 현재도 우리의 현실이 영화같은 것이라고 보여준다.

<사진: 영화 택시운전사 스틸컷>

여전히 빨갱이라고 이야기하고, 그날의 사건들을 5.18로 이야기하며 폭도로 이야기하는 이들이 있다는게 개탄스러울 정도다. 어쩜 그래서 더욱 이 영화에 몰입하게 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극적인 요소. 마지막으로 택시운전사가 매력적인 것은 잘 짜여진 스토리라인 때문이다. 비록 관람객 평점과 달리 기자.평론가 평점은 낮게 나왔다. 하지만 결국 대중문화라는 것이 대중문화를 소모하는 대중들에게 달려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택시운전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느낀 감정은 성공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택시운전사가 실화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졌다고는 하나 아무래도 극본을 만드는데 있어서 영화적 상상력이 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사진: 영화 택시운전사 스틸컷>

일례로 최근에 김사복의 아들이라는 분이 주장한 내용을 보면 가정환경부터가 일단 다르기 때문이다. 영화속에 김만섭은 홀로 딸을 키워야 하기에 이기적으로 행동해야만하고 또 돈을 챙겨야만 하는 이유가 존재하게 되는데, 오히려 이러한 요소가 나중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에서 일어난 그 참혹한 현실을 알려야만 한다는 점에서 그의 행동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영화적 상상력이 만들어낸 재미가 된다.

택시운전사 앞에 개봉했던 군함도 또한 우리네 참담한 과거의 현실에 대해서 다루고 있고, 배우들 또한 택시운전사에 비교할만큼 괜찮은 배우들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라는 면이 역시 조금은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택시운전사는 정말 제대로 영화적인 것만으로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